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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중에서

by 꿈의 페달을 밟고 2022. 8. 1.

▒ 낡은 차가 덜컹거리며 오르막 흙길 앞에 멈춰 섰다. p9

 

▒ 그는 어둠 속에서 도망치는 우리를 향해 총을 여러 발 쏘았다. 그러면서 울부짖는 들개처럼 악을 질렀다. p128

 

▒ 하지만 돌핀이 폐허를 빠져나왔을 때, 아마라가 조종 장치를 붙잡은 채 울기 시작했으므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죽은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려고 했다. 그들이 내게 해준 말도 기억하려고 했다. 아무것에도 마음 붙이지 말고 그냥 어디로든 도망치라고, 그러다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땐 정말로 죽는 거라고. 마지막으로 그 이름들을 속으로 중얼거렸다. 타티야나, 마오, 스테이시, 그리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언젠가는 다 잊어버릴 이름들이었다. p135

 

▒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물기 어린 공기였다. 세찬 빗소리, 그리고 축축하게 젖은 숲은 청량한 공기와 흙냄새. p145

 

▒ 정말 너는 숲속 생활에는 무쓸모한 삶을 살아왔구나. p 176

 

▒ 어디선가 거센 바람이 불어올 때면, 빼곡한 나무들 사이의 작은 공백이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그 풍경을 볼 때면 이곳이 투명한 스노볼 안의 공간처럼 느껴졌다. 아득하게 아름다웠고, 당장 깨어질 것처럼 위태로웠다. p215

 

▒ 그래, 네 말이 맞아. 우리가 여기 영원히 머무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끝을 생각하는 건 적절하지 않지. p228

 

▒ 지수 씨는 슬픈 얼굴로 나를 마주볼 뿐 대답하지 않았다. 지수 씨는 무언가를 간절히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지만, 그 말들은 입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았다. 그 짧은 침묵을 통해 나는 지수 씨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을 만큼 지수 씨는 나를 존중했다. p243

 

▒ 레이첼은 이제 울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는 마치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과 마음이 그의 일그러진 표정 위에 있었다. 아영은 레이첼을 위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p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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